행림(杏林)에서의 산책

사람은 원래 병에 걸리지 않아야 정상이다

향련 2011. 1. 17. 15:56

사람은 원래 병에 걸리지 않아야 정상이다

중화권 명의 후나이원의 '중의양생' ③

사람은 원래 병에 걸리지 않아야 정상이다

 

의료(醫療)의 목적은 사람이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 더는 병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사람이 어떻게 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말한다. 이것은 사람이 병에 걸리는 것이 당연한 상태이고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은 오히려 기적이라는 의미다. 병에 걸리지 않는 해답을 찾으려면 자동화되고 기계화된 현대의학보다 전통 한의학에서 찾는 것이 더 희망적이다.


그렇다면 현대의학의 약점은 무엇일까. 가장 흔한 성인병인 고혈압과 당뇨는 양약으로 억제만 할 수 있을 뿐 병을 치료하지는 못한다. 또 감기 같은 흔한 질병은 물론 에이즈도 통제할 수 없다. 종양은 수술로 잘라내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신경계 질환은 기계적인 손상 외에 언제 어떤 원인으로 발병하는지 정확한 기전을 모른다. 내분비질환이나 정신질환은 모두 양자의학이나 혹은 양자생물학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 현재 현대의학에서는 주객이 전도돼 질병치료보다 병이 발생하는 병리(病理)검사가 더 중요해졌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병이 발생하는 원인인 음양(陰陽), 허실(虛實), 한열(寒熱)을 살핀다. 어떤 병이 어떤 장부(臟腑), 어떤 경락에 속하는지 진단하고 진단에 따라 치료에 적합한 약물을 처방한다. 혹은 침뜸(鍼灸)을 이용해 병이 발생한 경락(經絡)을 찾아 오행(五行)의 상생상극 원리로 처방한다. 또 한의학이나 침구학은 현대의학처럼 동물실험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직접 인체에 실험한다. 직접 인체에 근거해 얻은 자료라 당연히 인체에 적용하면 효과가 좋다.

 

인체의 기혈은 대우주와 맞물려 돌아간다


또한, 한의학은 도가(道家) 학술 체계의 하나로 ‘천인합일(天人合一)’을 강조한다. 도가에서는 사람의 몸을 하나의 소우주(小宇宙)로 보는데 이는 다른 생물 역시 마찬가지다. 즉, 인체의 모든 기혈(氣血)순환과 흐름 등에는 모두 대우주(大宇宙)와 상호 연결된 통로가 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동물과 식물 등 우주의 특성을 빌려 사람의 기를 조절하고 침구를 이용해 사람의 기와 우주의 기를 서로 연계하면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래서 한약을 복용할 때는 시간과 장소에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소변과 대변으로 수음(水飮)을 제거하는 십조탕(十棗湯)은 동이 틀 무렵(대략 아침 5시경) 복용해야 하지만, 신(腎)을 보(補)하는 육미지황환(六味地黃丸)이나 팔미지황환(八味地黃丸) 등의 약은 빈속에 복용해야 한다. 또 한약을 달이는 방법도 주의해야 한다. 감기에 많이 쓰는 갈근탕(葛根湯)이나 마황탕(麻黃湯)에 들어가는 마황은 다른 약재보다 먼저 끓여 거품을 제거한 후 나머지 약을 넣고 함께 끓인다. 갈근도 다른 약보다 먼저 달이는 것이 좋다. 반면 약성이 가벼워 증발이 잘 되거나 향을 위주로 사용하는 조구등(釣鉤藤), 박하(薄荷), 형개(荊芥) 등의 약은 다른 약재보다 나중에 넣는다.

 

하늘에서 정한 수명 누리려면 양생의 도리를 알아야


한의학은 이처럼 병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양생(養生)도 포함한다. 한의학 최고의 경전(經典)으로 불리는 ‘황제내경(黃帝內經)’은 단순한 의서(醫書)라기보다 병 치료, 양생, 수련(修煉)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이 셋은 따로 떼어서 구분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이 자주 병에 걸리거나 병이 있는 상태로는 수련할 수 없어 양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황제내경’에서 말하는 병의 원인, 양생, 수련에 관해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사람은 마땅히 풍한서습(風寒暑濕) 등 사기(邪氣)의 침습을 피하고, 평소 적당히 일한다. 천명(天命)을 알아야 하며 명예와 이익을 담담히 여기고 수련과 양생에 힘써야 한다.


상고(上古)시기에 도(道)를 얻은 사람들은 모두 음양(陰陽)에 동화돼 자신의 천명이 이미 정해져 있음을 알았다. 이들은 음식이나 생활에 절제가 있었고 아울러 억지로 일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몸과 마음이 모두 도를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천수(天壽)를 누릴 수 있었다.


‘황제내경’은 또 ‘진인(眞人)’ ‘지인(至人)’ ‘성인(聖人)’ ‘현인(賢人)’ 등 각기 층차가 다른 수련인을 언급했다. 이들은 모두 양생의 도리를 알고 몸을 보양(保養)하는 동시에 정신도 변해야 함을 알았다. 또 사람의 욕망을 담담히 볼 수 있었다. 양생, 수련, 보양은 모두 사람이 병이 나지 않게 할 뿐만 아니라 하늘에서 정한 수명을 누리게 하는 방법이다. 사람이 욕망과 집착을 많이 제거할수록 이런 목표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전통 한의학은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알려준다. 다만 ‘황제내경’은 고대의 술어를 사용해 현대인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필자는 수련에 관심이 많은 독자에게 현대인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개념으로 쓰인 ‘전법륜(轉法輪)’을 추천한다. 이 책은 수련의 기본개념을 제시하고 있으며 사람이 우주의 특성 진(眞)․선(善)․인(忍)에 동화할 수 있다면 진정한 수련인이 되어 의료와 양생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알려준다.      


※ 중화권 명의 호내문 선생의 저서에서 한의학을 전공하지 않으신 분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정리하여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글/ 연연(燕 燕)

 

-대기원시보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