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상유심생(相由心生)

향련 2010. 6. 4. 18:52

상유심생(相由心生)

                                       안위(安危)

‘상유심생(相由心生)’이란 아주 오랜 연원을 지닌 고사이다. 아주 오래 전 중국 산동(山東)에 한 수공 예술가가 있었는데 외모가 아주 잘 생겼다. 그는 요괴나 귀신과 같은 것들을 조각하길 좋아했다. 그의 작품은 모양이 아주 생동감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앞을 다퉈 구매했다. 이렇게 오래하다보니 장사도 잘 돼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니 흉하고, 추하며, 괴상하게 변해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모습을 고치고 싶어 두루 유명한 의사들을 찾아다녔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어느 날 우연히 한 사찰에 들르자 그곳 장로의 충고를 들었다. 장로는 “내가 당신의 소원을 들어줄 수는 있지만 대신 조건이 있소. 반드시 각기 다른 모습의 관음상을 여러 개 조각해서 내게 주어야 하오.” 그는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주저 없이 장로의 조건을 받아들였다.

 

이리하여 그는 끊임없이 관음보살의 모습과 표정을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자신의 작품 속에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작업에 몰두하면서 관음보살의 덕행(德行)과 표정을 조각하는 가운데 그는 때로는 자아를 잊을 정도가 되었고 심지어 자신이 관음보살이라고 느낀 적도 있었다.

 

이렇게 반년이 지난 후 그는 각기 다른 모습의 관음상을 만들어냈는데 선량하고 자비로우며 너그럽고 수승한 형상이었다.진짜 보살과 같은 조각이 나타나자 세인들의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이때야 그는 비로소 자신의 얼굴 모습이 단정하고 장중하게 변한 것을 발견했다. 그토록 고치고 싶었던 얼굴이 저절로 좋아진 것이다.

 

이 고사는 사람 내심의 변화와 외모 사이에 필연적인 연계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자신의 얼굴 모습이 좋아지고자 한다면 우선 사람을 진실하게 대하고 중생에 대해 선량해야 하며 교제 중에 발생하는 은혜와 원한, 사람이나 일에 대해 너그러워야 한다.

 

정반대로 사람이 탐욕스럽고 이기적이며 각박하고 음탕하거나 살생을 좋아한다면 그의 외모도 곧 추악하고 교활하며 괴상하게 변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람의 외모는 모두 그 사람의 장기적인 습관의 결과이다.

습관의 좋고 나쁨, 참과 거짓, 선과 악은 모두 본심에서 우러나 몸에서 드러나며 외모로 체현된다. (相)은 또 명(命)에서 생긴다.

 

서방의 ‘관상학’이나 동방의 ‘역경(易經)’에 정통한 사람들은 모두 사람의 얼굴상(面相)을 통해 그의 운명을 읽어낼 수 있다. 다시 말해 생명에게는 따라야 할 운행법칙이 존재하며, 사람의 일생에 특별한 원인이 없다면 자신의 노력으로는 바꿀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불교에서는 인과와 윤회 및 인과응보를 말한다. “전생의 원인을 알고 싶다면 금생에 받는 것을 보라, 내세를 알고 싶다면 금생에 지은 것을 보라.”는 말이 있다. 무슨 뜻인가 하면 사람이 전생의 상황을 알고 싶다면 현재의 상황을 보면 알 수 있고, 내세의 결과를 알고 싶다면 금생에 자신이 한 일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금생에 고생을 겪고, 몸이 아프고, 재난이나 불행한 결과가 있는 것은 모두 전생에 향수, 건강, 행복을 미리 쓴 원인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사람이 지금 향수하고 건강하며 행복한 원인은 또한 내세의 고생과 질병, 불행이란 결과를 낳는다. 사람이 금생에 흥청망청 써버리고 제멋대로 누린다면 다음 생에 고통을 낳을 수 있다. 사람 전생의 고생과 즐거움은 금생의 좋고 나쁨과 밀접한 인과관계가 있다. 사람의 전생, 금생과 내세가 이렇다면 사람의 전반생과 후반생 역시 이런 관계가 아니겠는가?

 

한의학에서는 ‘망문문절(望聞問切)’ 사진(四診)을 말하는데 이중에서 ‘망(望)’이란 환자의 기색을 살피는 것으로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고대의 명의들은 사람의 모습만 봐도 기본적으로 그의 전후 인과관계를 보아낼 수 있었다. 사람의 성정(性情)에서 보자면 자주 화를 내는 사람은 간담(肝膽)을 상하기 쉽고, 지나치게 기뻐하는 사람은 심장을 상할 수 있으며, 생각이 너무 많으면 비위(脾胃)를 상할 수 있고, 늘 슬픔에 빠진 사람은 폐(肺)를 상하며, 늘 두려워하는 사람은 신장을 상하는 등이다.

 

역으로 특정한 장부에 병이 생기면 이런 정서들이 나타날 수 있다.사람의 겉모습에서 보자면 눈동자가 맑지 않은 것은 간에 문제가 있는 것이며, 혀끝에 윤기가 없으면 심장에 병이 있고, 입술이 창백하면 비위가 조화를 이루지 못함을 설명한다. 또 코로 냄새를 맡지 못하면 폐에 병이 든 것이며 귀로 듣지 못하면 신장 기능이 떨어진 것이다. 사람의 얼굴상과 오장육부의 대응관계를 보면 또 얼굴색의 변화를 통해 병이 있는 부위를 찾을 수 있다.

 

사람의 얼굴상과 오장의 대응관계를 보면 또 그 사람의 음식 기호도 알 수 있다. 신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얼굴색이 푸르고, 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붉으며,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누렇고,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희며, 짠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검다.

 

나이가 많고 경험이 풍부한 사람 역시 사람의 관상 및 언행을 보고 그 사람의 성격이나 인성, 취미와 건강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겉으로 보자면 운명 속에 미리 정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많은 것들은 자신의 좋지 않은 사상과 나쁜 습관, 선량하지 못한 행동에서 조성된 것이다.사람의 각도에서 상을 보자면 운명에 정해진 것들은 바꿀 수 없고 어찌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은 그것이 생성된 원인을 찾고 인성의약점을 극복해 자신의 마음에서부터 시작한다면 상도 바뀔 수 있고 운명 역시 새롭게 배치될 수 있다. , ‘상유심생’, ‘상유명생(相由命生)’의 저주도 타파할 수 있으며 자신의 노력을 통해 상을 바꿀 수 있고 원래의 진짜 모습을 환원할 수 있다.

 

필자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사람을 완전히 좋게 변하게 할 수 있다고 본다. 하나는 ‘마음’으로부터 변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과거 일부 고사들로부터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아주 좋은 일을 해서 원래 좋지 않았던 운명이 좋아졌고, 어떤 사람은 큰 공덕을 쌓아 짧았던 수명이 길어졌으며, 또 어떤 사람은 중생을 위해 좋은 일을 하여 나빴던 관운(官運)이 형통한 경우도 있다.

 

반면 어떤 사람은 아주 나쁜 일을 저질러 자신의 몸에 병이 생기게 하고 남의 생명을 해치거나 가정을 파괴하는 업을 짓는다. 만약 우리가 모두 마음을 써서 하고, 진지하게 만물을 대하며 선량하고 너그럽게 중생을 대한다면 사람의 얼굴상이 크게 변하는 것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의 길도 크게 개선되며 사람의 운명 역시 크게 변할 것이다.또 한 가지는 ‘성품(性)’으로부터 개변하는 것이다. 과거에 우리는 늘 성(性)과 명(命)을 하나로 연계해 ‘성명(性命)’이라 불렀는데 성이 먼저고 명은 나중이다. 이는 단순히 표면적인 수식에 불과한 것이 아니며 여기에는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진기(眞機)가 담겨 있다. , 먼저 성을 닦은 연후에야 비로소 명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건강해지고 싶다면 반드시 자신의 좋지 않은 습관을 고쳐야 한다. 자신이 후천적으로 형성한 나쁜 습관이나 선량하지 못한 행위, 진실한지 못한 언행을 점차적으로 제거하고 명리정(名利情)에 대한 지나친 추구를 내려놓을 수 있다면 사람의 명은 곧 연장될 것이며 몸이 건강해지고 마음도 상쾌해질 것이다. 사람이나 일을 대할 때 넓은 흉금으로 여유 있게 처리한다면 사람의 성정도 온유하게 변하고 성격도 온화해진다.

 

(性)이 남을 해치지 않으면 명(命)은 자신을 해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사람과 만물이 조화를 이루고 도와 덕이 상호 관통해 영혼을 정화하고 도덕을 승화시킬 것이다.

 

                              - 정견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