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성경은 하느님이 사람을 지었고 중국의 신화에는 여와(女媧)가 사람을 만들었으며 반고(盤古)가 천지개벽을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혹은 ‘노아의 방주’ 고사도 있다. 그러나 ‘사람은 원숭이로부터 진화했다’는 진화론이 ‘신이 사람을 창조했다’는 이론을 대체한 후 이러한 고사들은 점점 우리에게서 잊혀 져 가고, 다만 고인들의 과학적 인식이 부족하여 산생된 상상의 이야기쯤으로 여기고 있다.
신화의 구체적 본질은 무엇인가? 동서양을 불문하고 출토되는 고대문물과 고문헌을 살펴보면 옛사람들은 신을 믿고 숭앙했으며 신의 가르침에 따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학문은 어떻게 전 하는지를 지키며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는 ‘산해경(山海經)’ 이라고 하는 매우 오래된 책이 있다. 정확한 작자와 연대는 알수 없으나 일반적으로 요순시대의 대우, 백익소가 지었다고 알려졌다. 그 책 속에는 고대의 정보가 매우 풍부하여 산 이름 550 개, 물길 300 개, 신령 450건, 역사인물 100여명, 나라에 발생한 백여 건의 사건, 동식물 180 종 등 자연에 대한 것도 소상히 소개되어 있다. 산해경은 산경(山經)을 이루는 ‘오장산경 (五藏山經)’과 해경(海經)을 이루는 ‘해외 4경’ ‘해내 4경’‘대황 4경’과 부록으로 ‘해내경 단편’이 있다.
현대인은 산해경(山海經)을 신화로 분류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고인들은 그 책에 대해 매우 높은 평가를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서 예문지>는 산해경(山海經)을 하나의 ‘지리박물지’라고 했다. 동한(東漢)의 왕경(王景)이 치수할 때 한명제(漢明帝)가 그에게 산해경(山海經)을 주었다는 기록은 산해경의 실용적인 가치를 엿볼 수 있다. <수서경적지>는 이것을 ‘역사 지리류’에 분류해 놓았다.
중국 고대를 연구한 학자 왕홍기, 손요금 부부는 산해경(山海經)은 내용이 매우 폭넓은 고대의 백과사전이라고 했다. 그들은 산해경에 의거해 높이 5.4미터 폭 7.8 미터의 <제우산하도>를 제작해 중국의 수천 년 전, 더욱 거슬러 올라가 일 만년 이전의 자연환경, 수백 가지의 동식물, 백여 개 마을의 활동, 많은 기이한 사물을 우리가 다시 볼 수 있게 했다. 1999년에 그들은 중국과학원 자연과학연구소에 이와 관련된 학술보고를 하였다.
원자물리를 공부하던 왕 홍기는 1970년대 중반, <산해경>을 우연히 접한 후 곧 심취되어 연구를 시작했고, 20년의 연구를 통하여 많은 의문점의 단서를 찾게 되었는데 특히 오장산경(五藏山經)’부분이었다. 그는 4, 5천 년 전 대우(大禹)시대에 이미 대규모의 지리적 고찰로 측량공사가 있었으며 단지 지도만이 아니라 ‘지리고찰 보고서’를 동시에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장산경(五藏山經)’은 바로 그 때의 고찰 보고서인데 지도는 실전되었다고 여겨진다.
‘오장산경(五藏山經)’에는 동쪽 혹은 서쪽의 몇 리 되는 곳의 양(陽)은 무엇이며 음(陰)은 무엇이며 어느 물은 어느 쪽으로 흐르는 것 등 외에 실제 측량한 거리까지 상세히 서술되어 있다. 왕 홍기는 문자의 본신은 지리적 고찰보고를 투철히 기록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으며, 산해경을 쓴 이의 위치가 아마도 오늘의 화산(華山)과 동관(潼關)일대일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자 그는 26개의 산맥을 안으로부터 밖으로 가깝고 먼 비례의 원칙으로 추측해 내었다. 이에 따라 그들 부부는 조금 씩 산해경의 산맥 복원도를 완성해 나갔다. 복원도를 보면 우리가 아는 산동반도는 바다로 갈라져 있었고, 화북평원은 물속에 잠겨있었고, 동정호는 하나의 거대한 늪지였으며, 도처에 빙하기가 지구에 끼친 영향이 남아 있었다.
자연과학적 연구결과 그는 약 7천 년 전 전후, 지구의 기온이 상승해 빙하가 녹아서 오늘날의 경광선(京廣線) 일대의 태행산 아래까지 해수가 밀려 올라왔다고 제시했다. 오장산경(五藏山經)에 나타난 것은 바로 바다가 침수한 후기의 정황이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고사가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고 고인이 남겨놓은 유산을 다시 사고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사고는 비약할 것이다. 왕 홍기 부부가 노력하여 이룬 연구 결과에 부단히 고시대의 중국지리분포를 인식하고 과학적 발견과 결합한다면 더욱 많은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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