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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바이러스의 전쟁-신기원

향련 2008. 5. 1. 09:53

인류와 바이러스의 전쟁-신기원

등록일: 2008년 04월 30일

 

▲ 지난 1월 인도네시아에서 AI로 100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의 결혼사진 앞에 남편과 딸이

앉아 있다. 
ⓒ Getty Images

지난 1일 전북 김제 산란계 농장에서 올 들어 처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혈청형 H5N1)가 발견됐다. 이후 인근 전북 정읍에 이어 전남 영암, 경기 평택으로까지

확대됐다. 22일 기준으로 AI 의심사례는 모두 49건. 이 중 26건이 고병원성으로 판명 났고,

나머지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있다. 현재까지 500만여 마리 가금류가 살처분 됐으나,

방역 당국은 아직까지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12월 처음 AI가 발생한 이후 지난 2005년 겨울을 제외하고 매년 AI가 발생했다.

지난해까지 인체감염 사례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 22일 살처분에 동원됐던 군인의 몸에서 광역 전염병

판데믹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A형 중 고병원성인 H5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했으나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는 ‘불현성 감염’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감금류 발병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인체감염에 대한 대비책이 절실해졌다.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신기원

최신호(62호)에 소개된 ‘인류와 바이러스의 전쟁’을 일부 정리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인류와 바이러스의 전쟁

◇ 천연두로 20세기 3억 명 사망

인류는 과학을 수단으로 천연두, 황열, 홍역, 소아마비 등 과거 재난을 가져 온 바이러스와 싸워 이겼다.

 하지만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저명 바이러스 학자 마이틀 올드스톤은 그의 저서 ‘바이러스, 유행병과 역사’란 책에서 “천연두 바이러스

하나만으로 20세기 3억 명이 사망했다”고 적고 있다. 올드스톤은 “이 수치는 20세기에 발생한 모든

전쟁에서 발생한 사망자수의 3배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16세기와 17세기 일본과 버마, 유럽의 국왕과 왕비들이 천연두로 목숨을 잃었다. 16세기 인구 수 백만에

불과한 스페인이 수천만 명이 사는 중남미의 아즈텍과 잉카 문명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도 천연두

바이러스 때문이었다.

1801년 나폴레옹은 당시 프랑스령이었던 서인도제도 아이티에서 발생한 흑인 반란을 진압을 위해 병력

2만5천명을 파견했다. 파죽지세로 전진하던 프랑스 군대에서 황열병이 발생했고, 2만 2천명이 사망했다.

 사령관도 결국 이 병으로 사망해 프랑스군은 퇴각해야 했다.

세계 제1차 대전이 한창이던 1918년 3월 18일, 미국 진영에서 한 취사병이 고열과 두통, 근육통을

호소했다. 곧 많은 병사들에게도 같은 증상이 발생했다. 바로 세계적으로 확산된 스페인독감으로

2천5백만 명이 희생됐다.

◇ 인류를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

이처럼 바이러스는 역사의 조류에 따라 부침을 반복했다. 천연두, 황열병,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지만 새로운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에이즈(AIDS)는 인류를 위협하는 최대 바이러스다.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 보균자는 1억 명. 그러나 아직 효과적인 약이나 예방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1997년 홍콩에서 처음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을 때 세계는 새로운 바이러스

출현에 당황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감염이 될 경우 상상할 수 없는 재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2년 말엔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중국 남부에 나타났다. 중공 당국이 발병 사실을

은폐하면서 초기 진압에 실패했고, 결국 전 세계적인 유행병으로 확대됐다.

◇ AI, 체내조직에 대규모 자살반응 유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년간 새로운 AI 바이러스가 대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AI는 주로 닭이나 오리에게 유행하는 열성전염병으로 일단 발병하면 집단 폐사를 초래한다.

잠복기는 3-5일. 갑자기 발병하여 아무런 증상도 없이 닭들이 죽어간다.

AI는 가금류의 배설물에서 35일 이상 생존가능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분변 1g으로 닭 1백만 정도를

감염시킬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이다.

AI 바이러스는 처음엔 조류 사이에만 전파됐다. 바이러스는 보통 6-7일에 한 번 돌연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 AI도 돌연변이가 발생한 후 종간 장벽을 넘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1997년 홍콩에선 18명이

감염됐고, 이중 6명이 사망했다. 당시 홍콩 당국은 가금류 1백만 마리를 살처분 했다.

AI는 주로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이미 감염된 가금류와 접촉했을 때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사람의

장기에 침투한 후 심각한 호흡기 염증을 유발한다.

말릭 페이리스 홍콩대(미생물학) 교수는 2002년 12월에 발표한 연구에서 AI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침투한 후 면역계통이 자살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인체에 침투한 바이러스는

계속 복제되고 체내엔 보다 많은 세포활성인자들이 방출된다. 이 작은 단백질들은 다시 면역계통을

자극해 반응을 일으키고 결국 염증은 더욱 심해진다. 결국 바이러스 번식에 따라 혈액 중에

세포활성인자가 대량으로 퍼져 신체조직에 대규모 자살반응을 유발한다고 페이리스는 설명한다.

◇ 계속된 인체 감염에 돌연변이 우려

더욱 우려되는 점은 AI 바이러스가 다른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와 만나 기침과 재채기로 감염되는

변종 바이러스를 만들 가능성이다. 피터 코딩리 WHO 대변인은 AI가 사스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주장했다. 많은 사람이 AI에 감염됨에 따라 사람과 사람사이에 전파될 가능성도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WHO에 따르면 세계적인 독감 대유행은 백년에 평균 3-4차례 발생한다. 20세기 최대 독감이 스페인

독감을 시작으로, 1957년과 1968년에 각각 다시 발생했다. 마지막 대규모 독감 발생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영국 의학 잡지 랜싯은 지난해

12월 지금 세계적이 유행병이 발생할 경우 1년 안에 6천2백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부터 AI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중국,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인도 등 아시아

뿐만 아니라 독일, 러시아, 폴란드, 우크라이나, 터키 등 유럽지역, 이집트 등 아프리카 지역까지 확산됐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수석 수의학자인 조셉 도메네크 박사는 “AI 위기는 결코 끝나지 않았다”며

 “대규모 방제노력에도 AI가 깊숙이 퍼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이집트가 특히 AI 위기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한편, 발병 상황을 은폐하는 것도 문제다. 2004년 말 탁신 당시 태국총리는 AI 가금류 발병 사실을 숨긴

점에 대해 전 세계에 공개사과를 해야 했다. 중공 당국은 2003년에 AI 인체 감염으로 24세 젊은 군인이

사망한 사실을 2006년에야 인정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사망자의 혈액샘플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또 지난해 5월 마찬가지로 19세 군인이 고병원성 AI에 감염됐으나, 군인의 신분을 밝히지 않아

감염경로를 파악이 불가능한 상태다.

닝징(宁静) 기자(신기원)

http://www.epochtimes.co.kr/news/article.html?no=10432